
대한제국은 고종이 1897년 조선의 연호를 광무로 정하고 제국을 선포한 국가이며, 1910년 일본이 조선을 합병할 때까지 13년의 짧은 기간 동안 존재했던 제국이다. 이 책은 1897년부터 1910년까지 대한제국의 성립과 패망 과정을 화폐적 측면, 특히 조선과 일본의 화폐전쟁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 ‘광무 화폐’는 광무 연호를 사용하는 대한제국의 화폐이며, 황실 문양인 오얏꽃 문양이 각인된 동전화폐를 일컫는다. ‘광무 화폐’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화하는 과정에서 정치적․군사적 침략 이전에 화폐적으로 침략하기 위해 남발한 화폐이며, 초(超)인플레이션을 초래하였다. 필자는 기존에 알려진 근대 토지 제도의 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대한제국의 국제 금 본위제도 도입과 중앙은행 설립 등 화폐개혁 측면에서 광무개혁의 실체를 설명한다. 광무개혁은 대한제국의 근대화보다는 일본이 주도한 화폐전쟁에 저항했던 처절한 화폐개혁이었다. 광무개혁은 자주적인 화폐 제도를 도입하고 독립적인 금 본위제도를 유지하며, 조선 금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방어 정책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무능과 재정 악화, 일본의 집요한 방해로 결국 실패로 끝난 잃어버린 제국의 시작점이 되고 말았다.

김희호
현(現)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경제학 박사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교(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 대학원 경제사 전공
미국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Weatherhead Initiative for Global Slavery, WCIA 연구원(Research Fellow)
조선 후기 노비의 특성과 노비 제도가 조선의 사회경제에 미친 효과를 연구하였고, 그에 대한 연구서인 『조선의 노비와 토지소유방식』이 2007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19세기 노예 제도와 세계 자본주의 형성에 대한 주제로 진행된 하버드대, 런던정경대, 옥스퍼드대 등의 세계 공동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조선의 노비 도망과 사회 기능의 문제가 경제발전을 저해했다는 논문으로 영국 LSE 최우수 논문상인 Hunt Prize를 수상하였다. 또한 조선 후기 계층별 토지의 소유와 분배, 빈농계층의 분해 과정을 연구하였으며, 이 시기 대표적 농업경영방식으로서 소농경영의 지속 불가능성에 대한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최근에는 근대조선에서 일본 주도 화폐개혁과 인플레이션이 가져온 화폐적 수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제1장 ㆍ 제국의 화폐
제2장 ㆍ 제국의 금
1. 금 본위제도
2. 금 생산과 수출
3. 일본의 금화
제3장 ㆍ 19세기 화폐전쟁
1. 일본 화폐 유통
2. 화폐전쟁과 비가
3. 화폐저항
제4장 ㆍ 인플레이션의 시대
1. 화폐 혼란
2. 인플레이션
3. 토지 가격
4. 한전비가와 물가
제5장 ㆍ 일본의 화폐침략
1. 미곡 무역 수탈
2. 금 무역 수탈
제6장 ㆍ 근대조선의 화폐량
1. 상평통보와 당오전
2. 백동화
3. 엽전 수출과 외국 화폐
4. 근대조선의 화폐량 추정
제7장 ㆍ 잃어버린 화폐
1. 조선 화폐 환수
2. 일본 화폐의 법정화
제8장 ㆍ 잃어버린 제국
1. 디플레이션
2. 잃어버린 토지
3. 재정 실패
제9장 ㆍ 주전식 퍼즐
1. 상평통보
2. 전황
3. 주전식 퍼즐
제10장 ㆍ 오얏꽃 문양 동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