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1883년에 출간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GOLDEN CHERSONESE AND THE WAY THITHER의 국내 첫 번역서다. 1878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25일까지 홍콩, 광저우, 사이공, 싱가포르를 거쳐 당시만 해도 유럽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말레이 반도 서안의 말레이 왕국을 탐사하고, 예의 생동하는 필치와 뛰어난 통찰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여행서의 고전이다.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로 일찍부터 우리에게 비숍 여사로 널리 알려진 버드는 순종적 여성상을 미덕으로 삼던 빅토리아 시대에 단신으로 지구촌을 누비며 무려 15권의 책을 저술한 걸출한 여행 작가다. 7개월간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던 그는 사전 준비도 없이 황금 반도로 행로를 바꿔 또 다시 미답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은 예정에 없던 여로에 들어선 버드가 그 우여곡절과 감흥을 글로 옮겨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에게 열대의 정글에서 부친 절절한 편지다. 역사상 버드만큼 세상의 구석구석을 두루 여행하고, 지금도 읽히는 뛰어난 여행기를 많이 남긴 사람은 찾기 힘들다. 이 책은 그 가운데서도 백미라 할 만하다. 이 책에 견준다면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은 차라리 보고서에 가깝다 하겠다.

지은이ㅣ이사벨라 L. 버드 비숍(Isabella Lucy Bird Bishop, 1831~1904)
1894년 동학혁명기의 조선을 찾아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을 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여행가이자 작가다. 1892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이 되었으며, 인도와 중국에서 의료 선교를 펼치기도 했다. 미국, 호주, 하와이, 일본, 중국, 인도, 티베트, 페르시아, 모로코 등을 두루 여행하며 지금도 읽히는 여행기를 많이 남겼다. 황금 반도 여행에서 돌아와 1881년 존 비숍과 결혼한 까닭에 이 책 편지의 발신인은 이사벨라 루시 버드(I.L.B.)로, 저자명은 이사벨라 L. 버드 비숍으로 되어 있다.
옮긴이ㅣ유병선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했고, 국제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동남아시아 역사를 공부했다. 『보노보 혁명』, 『고장 난 자본주의에서 행복을 작당하는 법』 등을 썼고, 『뉴 캐피털리즘』, 『무취미의 권유』 등을 번역했다.

머리말
서론 황금 반도에 관한 브리핑
황금 반도-말라카 정복-해협식민지-반도의 지형-미지의 땅-계절풍-반도의 산물-거대한 흡혈귀-짐승과 파충류-해충과 익충-뭍과 물의 새들-말레이 이민의 역사-원시 부족과 문명인-카피르족-사망족과 오랑 우탕-자쿤족의 특징-바바와 신커-말레이인의 얼굴-언어와 문학-말레이 시와 음악-말레이 천문학-교육과 법-말레이 스포츠-집안 풍습-무기-노예제와 채무노예-식민지 정부-“아는 게 없다”
편지 1
증기선 볼가 호-어둠 속의 항해-홍콩의 첫인상-불타는 홍콩-이재민의 무표정-화재 재발-움츠러든 활력
편지 2
상쾌한 날씨-돌에 갇힌 열병 세균-‘피진’ 잉글리시-홍콩 항-홍콩의 번영-날뛰는 범죄 집단-주위를 둘러보라!
편지 3
증기선 킨키앙 호-광저우의 첫인상-샤미엔 섬(沙面島)-광저우의 영어-만주인의 도시-배수구와 바리케이드-광저우의 밤-그림 같은 도시-섬뜩한 선물-동양의 매력-재판정
편지 4
죽음도 불사하는 믿음-‘서양 귀신’-정크와 보트-중국인의 사치품-물 위에 떠 있는 광저우-야외에서의 점심-빛과 색-평범한 실망-거리의 풍경과 소리-거리의 의상-음식과 식당-혼례-사원과 예배-전족(纏足)
편지 4 (계속)
난하이(南海) 현 감옥-칼을 쓰는 형벌-범죄와 비참함-생일 잔치-수감자와 포로-감옥의 사망률-잔인함과 사악함-지현(知縣) 아문의 현관-판관의 자리-법정의 풍경-늙은 원고-형구-고문에 의한 심문
편지 4 (계속)
광저우의 ‘코벤트 가든’-형 집행 준비-사형 과정-‘피밭’-‘십자가에서의 죽음’-공정한 비교
편지 5
포르투갈인 선교사-중국식 병원-중국식 진통제-수술과 약제-환기와 청결-중국인의 ‘애프터눈 티’-새로운 영감
편지 6
메콩 강-사이공의 야망-프랑스 식민지의 대도시-사이공에서 유럽인의 일상-인도차이나의 중국인 마을-초퀴안에서 ‘애프터눈 티’-베트남인의 의복-베트남인의 강 위의 삶-뭍과 물을 오가며 사는 사람들-성공하지 못한 식민지-교지(交趾)-기독교를 박해한 세 황제-사이공
편지 7
열대의 아름다움-싱가포르의 환대-적도 위의 대도시-의미 없는 존재들-싱가포르의 성장-징세청부제-대화의 소재-번쩍거리는 ‘야만의 황금’-다중언어사회-평범한 사람들-아시아의 신비-그림 같은 동양-싱가포르의 변화
편지 8
세인트 앤드루 성당-싱가포르 항의 전경-중국인의 식민지-말라카의 첫인상-‘메말라 가는’ 도시
편지 9
말라카 총독-단란한 가정-낡은 스타듀이스-장엄한 건축물-끝없는 낮잠-열대의 꿈-중국인 가옥-중국인의 부와 지배력-아편 징세청부제-말라카의 정글-무슬림의 묘지-말레이 촌락-말레이인의 특성-복장과 장식-종교적 완고함과 메카 순례-말레이 물소
편지 10
중세에 머물러 있는 말라카-호랑이 이야기-중국인의 축제-황금과 보석-광채의 무게-새해맞이-시에드 압둘라흐만-술타나-황폐한 도시-프란시스 하비에르-쇠뿔도 단김에-여행 계획
숭에이 우종에 관하여
말레이 반도의 수수께끼-숭에이 우종-말레이 연방-시에드 압둘라흐만-숭에이 우종의 재정수입-풍경와 산물-새로운 다투 클라나-이중 지배
편지 11
맹그로브 습지-정글에 사는 사람들-슴팡 경찰서-악어 사냥-링기 강-침울한 표정의 군중-퍼르마탕 파시르에서의 교착-엄청난 장애
편지 12
한 위대한 예언자의 무덤-종신형-병약한 여행자-우리의 작은 배-정글의 밤-한밤의 경이-1월의 페락 정글-정글의 찬란함-역동과 고요-불편한 밤-약소한 식사-빈랑 씹기-참담한 실망감-라사의 경찰서
편지 13
문명의 부속물-집사 바부-캡틴 머레이의 성격-구현된 정부-중국인 주석 광산-중국인 도박장-카피탄 차이나-춘절 축제-형평법-법정-스람방 감옥-플랜테이션 힐-거대한 모닥불-개미의 세계-개미의 장례-플랜테이션 힐의 밤-로이드의 피살-중국인의 용춤-말레이 왕자의 궁-다투 반다르의 거소-거대한 유혹-귀로-추모의 글
슬랑오르에 관하여
슬랑오르-슬랑오르의 역량-천연자원-슬랑오르의 무법 상태-영국의 슬랑오르 개입-희망적 전망
편지 14
증기선 레인보우 호-말라카의 황혼-밤바다-클랑의 주재관저-인간의 ‘친척’-클랑의 쇠퇴-탁월한 중국인 지도자 얍아로이-장대한 중국식 야외극-‘외톨이 코끼리’의 행패-“코브라다! 코브라!”
편지 14 (계속)
요트 위에서 본 말라카 해협-열대의 꿈-라자 무다-호랑이 이야기-흥분-“이 크리스, 사람 먹었어”-술탄궁-국가위원회-술탄의 수행원들-‘하렘의 빛’-술탄의 선물
편지 15
외줄모기(tiger mosquito)-성가신 곤충들-어떤 하지의 운명-말레이의 관습-맹세와 거짓말-가짜 경보
편지 16
요트 여행-슬랑오르의 파괴-개흙 위의 생물들-장독(瘴毒)-낙후된 지역-‘끝내주는’ 아침-부랑자들-치안 책임자
편지 17
딘딩 제도-팡코르 섬의 비극-열대의 일출-로빈슨 총독의 이임-일사병-클링 미인-질문과 답변-조지타운의 시장-중국인의 일취월장-페낭의 산물-후추 농사
페락에 관하여
페락의 경계와 하천-주석 광산-과일과 야채-사탕야자-페락의 교역-커피의 미래-희망적 전망-중국인의 곤경-라룻의 중국인 분쟁-팡코르 조약-‘작은 전쟁’-페락의 안정-주재관과 부주재관
편지 18
프로빈스 웰즐리-물소-찬란한 밤-페락의 관리들-우중충한 습지-길들여진 코끼리-간결한 표현법-타이핑의 주재관 사무소-술탄 압둘라의 어린 왕자들-중국인의 주석 광산촌-무장 경찰-악어의 희생자-스윈번 소령-라룻에서의 만찬-아침의 찬가
편지 19
라룻의 중국인-벌레잡이통풀-중국인의 환대-시크교도 미인
편지 20
새로운 환경-흥분시키는 정글-여름, 여름, 여름 그리고 여름-신경초(神經草)-캄퐁 마탕의 연꽃 호수-코끼리의 추악함-말레이인 마후트-새로운 경험-가축-말레이인의 환대-땅 위의거머리들-두려운 즐거움-첫 코끼리 타기와 그 결말-쿠알라 캉사르
편지 20 (계속)
어리둥절-기이한 만찬-마흐무드와 에블리스-재미와 재롱-마흐무드의 익살-시적인 열대의 삶-촌락의 일상-이슬람 사원의 관리들-어떤 무슬림의 장례식-술탄의 코끼리-페락 강에서의 수영-캄퐁 코토라마-해적의 소굴-라자 드리스
편지 20 (계속)
유쾌한 환영식-통렬한 굴욕-영국인 주재관-일상의 방문자들-라자 드리스-술 취한 유인원-결혼식-결혼식 피로연-말레이인 아이들-라자 무다 유수프-쓸쓸한 장례식-매혹적인 친교-코코넛 따는 원숭이-큰푸른목도리꿩-아편 폐인-코뿔소의 뿔-코끼리 길들이기-이슬람의 영향-쇠약해지는 인종
편지 21
말레이 반도의 내륙-말레이의 허수아비들-벼농사-우울한 풍경-사악한 주술-경보-위기의 가능성-인내와 친절-사내들의 수다
편지 22
유쾌한 조랑말 타기-아침의 찬가-부킷 버라핏 협로-또 다시 ‘가식의 세계’로!-악령-말레이의 귀신 이야기-아목 광란-아목 광란자의 질주-아목의 기원-페락 정글의 공터-채무노예제-달아난 세 노예의 운명-무슬림의 기도-거머리 같은 삶-말레이 속담-만인산(萬人傘)
편지 23
살인 갱단-말레이인의 별명 붙이기-박해받은 아기-황금 반도를 떠나며
미주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