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너 뮐러(Heiner Müller)의 작품은 어렵다. 사유극(Gedankenspiel)이라 표현될 정도로 사변적인 내용, 사건의 흐름을 따라 진행되지 않는 장면들로 인해 읽기도 어렵지만 공연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뮐러의 독자적인 역사인식과 파격적인 드라마 형식을 이해하게 되면 이러한 문제들은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 제1장과 2장에서 저자는 우선 뮐러의 역사인식을 살펴본 후, 전통적 희곡양식과의 결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뮐러 희곡작품의 특징을 다룬다. 이는 구성의 포기, 스토리 위주의 희곡 탈피, 열린 구조와 미완의 형식 선호, 추상적 의식의 흐름과 다양한 상징과 은유의 활용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어 제3장과 제4장, 그리고 제5장에서는 사회주의 혁명 이전 시대, 특히 프로이센 시대를 바라보는 뮐러의 시각, 제2차 세계대전과 독일 분단을 바라보는 뮐러의 시각을 작품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마지막 제6장에서는 브레히트 교육극의 비판적 수용이라 할 수 있는 뮐러의 교육극을 작품과 함께 다룬다. 열린 구조와 미완의 형식을 선호한 뮐러의 토막극 형식 드라마는 우리 탈춤의 형식과 유사하다. 사유의 놀이 속으로 관객들을 참여시키는 뮐러의 연극미학은, 틈새를 미리 설정하고 관객들을 참여시키는 탈춤의 수법과 연극미학적으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가 제시한 방향과 우리 전통극의 미학이 같은 방향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뮐러의 무대작업 방식을 활용하면서 뮐러 연극의 사변적 측면을 탈춤의 신명으로 넘어설 수 있다면 이는 서구 연극이론의 주체적 수용이 될 것이다.

김 창 우
1949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독문과 졸업
서독 자유베를린대학 연극학 석사
현 경북대학교 독문과 교수
(사)전국민족극운동협회 이사장 역임
대구 극단 ‘함께 사는 세상’ 상임 연출
연출작:<이 땅은 니캉 내캉>, <선새임뇨>, <해직일기>, <노동자 내 청춘> 외 다수
역서:『봉인된 시간』, 『타르코프스키의 순교일기』, 『영화판의 적들』
논문:「역사적 소재의 희곡적 수용」, 「하이너 뮐러 교육극 연구」, 「크리스토프 하인의 역사극 연구」 외 다수

1장 분단시대의 작가 하이너 뮐러
1. 뮐러의 역사 인식
2. 사극의 새로운 형식
2장 열린 구조와 미완의 형식:『살육』, 『게르마니아 베를린에서 죽다』
1. 소제목
2. 인물
3. 형제살육의 모티프:<긴 칼의 밤>, <형제 1, 2>
4. 신화적 허상의 파괴:<내겐 전우가 있었네>, <스탈린 헌사>,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 파시즘과 소시민, 소시민성:<소시민의 결혼>, <푸줏간 남자와 그의 부인>
6. 파시즘과 생존본능:<침대 시트 혹은 성령잉태>
7. 분열과 분단:<길거리 1, 2>, <성스러운 가족>, <노동자 기념비>, <베를린에서 죽다 1, 2>, <밤>
3장 빙하기로서의 프로이센 역사
1. 역사적 허상과 프로이센 잔재
2. 지식인과 권력:『군들링의 생애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 레씽의 잠 꿈 절규』
4장 분단상황에 대한 뮐러의 시각
1. 분단과정
2. 분단 이전
3. 분단 이후의 독일(동독) 현실
4. 통독 과정과 통일을 바라보는 뮐러의 시각
5장 독일의 참상:『게르마니아 3 죽은 자와 유령들』
1. 분단의 모습과 독일의 참상
2. 분단의 상징:장벽 <한밤의 남자들>
3. 제2차 세계대전:독일의 참상
4. 좌파 지식인과 현실 참여:<조치 1956>
5. 유토피아 건설의 허상:<파티>
6. 죽은 자들에 대한 맹세와 유령들
6장 뮐러의 교육극
1. 새로운 연극미학의 실험:브레히트의 교육극
2. 뮐러의 교육극
하이너 뮐러 연보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