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을 보고 그림을 듣다
    이장직

    20,000 원
    페이지 : 299
    I S B N : 9788971805565
    출판일 : 2021-02-28

음악과 미술은 서로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각자의 학문적 호기심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음악학의 한 분야인 음악도상학(ICONOGRAPHY OF MUSIC)은 음악과 미술의 관계를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음악학이 일반적으로 서적이나 악보 등의 기록물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데 음악도상학은 그림을 통해 음악을 연구한다. 최근 독자적인 연구 영역을 구축해 가고 있지만 음악사 또는 음악사회사의 학문적 공백을 메워 주는 보조 학문이기도 하다. 1500년 이전의 악기는 오늘날 거의 남아 있지 않는데 이때 그림을 통해 당시 악기의 구조나 연주 방식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음악도상학은 악기연구(ORGANOLOGY)와도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회화나 조각 등 조형예술과는 달리 음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흔적이 쉽게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악보가 음악의 모든 것을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그나마 악보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그림에 담긴 음악적 정보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음악은 옛날부터 삶의 중요한 일부로 기능해 왔기 때문에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악기를 그려 넣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화폭에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림에 등장하는 악기는 다른 소품들과 마찬가지로 실제 풍경일 가능성도 있지만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그림에 나오는 악기나 연주 방식을 추적하기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음악적 소품이나 행위에 함축된 뜻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무엇’이라는 문제 못지않게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장직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같은 대학원에서 음악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음악평론에 입선했으며 객석예술평론상, 서울예술평론상을 수상했다. 중앙일보 음악전문기자, 서울시립대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 서양음악연구소 총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서울대, 한국해양대, 경상대, 추계예대, 건국대에 출강 중이다. 저서로는 『음악의 사회사』,『레인보우 클래식』,『위기의 아트센터』, 『음악회 가려면 정장 입어야 하나요?』, 『오페라 보다가 앙코르 외쳐도 되나요?』, 『섬, 그 바람의 울림: 제주국제관악제25년』,『음악사를 바꾼 결정적 순간들』 등이 있다.


책머리에

제1장 - 악기와 상징
그림으로 음악 이해하기
음악의 알레고리
오감만족 또는 죽음의 경고
초상화에 등장한 악기와 해골
류트, 젊음과 쾌락의 상징

제2장 - 신화와 성서
아폴로와 마르시아스의 음악 경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오르페우스로 분장한 코시모 1세
음악의 수호성인 체칠리아
성녀 체칠리아로 분장한 여성들
하프를 연주하는 다윗
천사의 음악, 위로 또는 경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 등장한 악사들
탕자의 음악 편력
부자와 거지 나사로

제3장 - 음악회와 오페라
피아노 앞의 소녀
음악 레슨 또는 사랑의 전주곡
오페라 극장 박스석의 엇갈린 시선
파리 오페라 극장의 오케스트라

제4장 - 야외음악
실내음악과 야외음악의 맞대결
파리 거리의 악사
허디거디와 백파이프
백파이프 연주자로 분장한 가스파르 드게당
파리 공원의 음악회

제5장 - 초상화와 자화상
악보를 들고 있는 후궁
하프를 조율하는 여성
여성 화가의 자화상
음악과 미술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화상
카스트라토 파리넬리와 친구들
파가니니, 무대 위의 악마
피아노 앞의 슈베르트

제6장 - 음악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음악으로
파리의 바그네리언
슈만을 듣는 방법
전람회에 간 무소륵스키
음악으로 듣는 ‘보티첼리 3부작’
기쁨의 섬
죽음의 섬

미주
그림 목록
참고문헌
부록: 음악과 미술 관련 전시회 연보
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