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혁기 러시아 문학의 윤리와 미학
    이강은

    27,000 원
    페이지 : 299
    I S B N : 9788971804797
    출판일 : 2018-04-09

‘사회적 취향에 따귀를!’

1912년 마야콥스키는 미래주의 강령을 통해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50여 년이 지난 1968년 우리 땅에서 시인 김수영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요청한다. ‘시여, 침을 뱉어라.’ 역설적이다. 인간과 세계를 아름답게 노래하여야 할 시인들이 왜 따귀를 올려붙이고 침을 뱉으라고 거칠게 위악을 부리고 있는가.
마야콥스키가 사회적 취향에 따귀를 올려붙이고 푸시킨과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를 현대라는 기선에서 내던져버리라고 웅변한 것은 특정한 삶의 시기에 창출된 미의 생생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미가 세계를 구원하리라’라는 말은 다음처럼 보완해도 좋을 것이다.

‘세계(혹은 우리)가 미를 구한다면, 미가 세계를 구원하리라.’

오직 미만이 세계를 구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를 경유하지 않는 세계의 구원은 불가능하거나 최소한 불완전하다.

문학 활동의 핵심적 요소를 윤리적 지향과 미학적 지향으로 설정하고 양자의 유기적이며 상보적인 연관관계를 탐색하는 것은 문학과 예술에 표현된 윤리성과 미학성의 상호작용을 하나의 소실점으로 귀결되는 일원적 체계로 보지 않고, 다원적이며 유동적인 복잡계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변혁기 러시아문학과 문학과정은 윤리적 지향과 미학적 지향이라는 양 방향의 힘 사이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그 스펙트럼 속에는 오늘날 현대 문화의 창조와 수용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한 풍부하고 생생한 자료들이 존재한다. 
 


이강은
경북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혁명의 문학 문학의 혁명 막심 고리키』, 『반성과 지향의 러시아 소설론』, 『바흐친과 폴리포니야』, 『러시아 소설의 형식적 불안정과 화자』 등의 저서가 있고, 역서로 막심 고리키의 소설집 『은둔자』, 『대답 없는 사랑』, 『세상 속으로』, 톨스토이 전기 『레프 톨스토이 1,2』와 톨스토이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등이 있다.


제1장 변혁기의 윤리와 미학
미학과 윤리, 혹은 미와 세계
    마야콥스키와 김수영
    미는 세계를 구원할 것인가
    미의 본질과 힘
    세계가 미를 구한다면
변혁기 러시아문학의 자기인식
    은세기와 변혁기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대립을 넘어
    소통과 대화로서의 변혁기 문학
 

제2장 은세기의 새로운 미학운동과 윤리성
새로운 미학적 도전
상징주의 미학과 윤리
    상징주의의 발생과 특징
    상징주의 미학체계
    개인 윤리학의 아이러니
리얼리즘 문학의 자기 혁신
    자연주의의 가능성과 한계
    리얼리즘의 자기 혁신과 소통
 

제3장 미학과 윤리의 교차와 혼종
1905년, 피의 구원인가 붕괴의 시작인가
집단으로서의 인간
    나도 너도 그들도 아닌
    집단적 인간과 인신
    집단의 윤리와 미학
내밀한 개인의 윤리와 미학
   『베히』와 러시아 지식인
    보다 내밀한 개인의 세계로
    전위적 미학의 반윤리
러시아 테마와 러시아성
    러시아 테마
    민족 정체성 논쟁
    러시아의 ‘두 영혼’
 

제4장 혁명 문학의 윤리와 미학, 그 분립과 지양  
1920년대 윤리와 미학의 역설
모색으로서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윤리와 미학의 새로운 경계를 향하여
    혁명의 주체와 대상으로서의 개인
    혁명의 문학에서 문학의 혁명으로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