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종가는 안동의 수많은 종가 중에 유일하게 충신忠臣으로 이름났으며, 국불천위國不遷位를 모시고 있는 집안이다. 후손의 숫자와 그들의 권세 여하에 따라 종가의 존재 방식이 달라질 수 없고, 위풍당당한 겉모습보다는 선조들이 강조했던 정신을 후손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종가의 진정한 역할이라는 종손의 말은, 종가의 현대적 계승과 관련하여 매우 소신 있는 발언이라 생각한다. 하위지에게서 볼 수 있는 ‘충忠’이란 개념은 단순히 군신 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송대 유학자 주자朱子는 자기가 지닌 것을 다할 줄 아는 것을 ‘충’이라 하지 않았던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줄 알고 상대에게 진심을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단계 하위지의 뜻을 잘 계승한 후손이 아닐까 싶다.

이미진李美珍
경북대학교에서 한국 한시(「조선중기 잡체시雜體詩 창작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상국립대학교 한문학과에 재직 중이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로는 한시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평소의 관심을 확대시켜 한시가 수록된 문헌 쪽으로 눈길을 두고 있다. 최근 공부하는 분야는 주로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과 그들의 한시 창작 행위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른 주요 성과물로는, 「『모당일기慕堂日記』를 통해 본 모당慕堂 손처눌孫處訥의 한시 짓기와 그 의미」, 「상주尙州 읍지 『상산지商山誌』에 수록된 한시의 기능과 의미」, 「영남 지역 시첩 제작의 한 국면 - 구암龜巖 이정李禎 가문의 『수서시壽瑞詩』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축간사
지은이의 말
1. 단계종가의 형성과 진양하씨의 정착
2. 단계의 삶, 난신亂臣에서 충신忠臣으로
1. 과묵하고 소신 있었던 집현전 학사 시절: 15세기 전반
2. 단종 복위 운동, 난신亂臣으로 기록되다: 15세기 후반
3. 사육신의 신원伸冤과 하위지의 복관復官: 17세기
4. 단계 하위지, 충신忠臣으로 거듭나다: 18세기 이후
3. 단계에 대한 기억, 기록과 공간
1. 단계에 대한 기록, 「육신전六臣傳」과 실기류 문집
2. 단계를 기억하는 공간, 묘소와 사당
4. 단계종가 이야기
1. 문중 제례 이야기
2. 종손·종부가 전하는 이야기
참고문헌
부록 「육신전六臣傳」 번역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