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요를 통해 본 한제국 흥망사’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 고대 민간에서 불렸던 동요를 통해 양한(전한과 후한)의 정치사를 흥미롭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왜 고대 중국에 동요가 생겨났을까? 그리고 동요란 어떤 노래이며, 어떠한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었을까?”라는 물음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논어』, 『시경』, 『춘추좌씨전』, 『예기』 등의 기록을 보면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위정자들이 시정(市井)의 소리, 즉 정치나 권력과는 무관한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중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세태를 알고 풍속을 알고 민의(民意)를 알아 백성의 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위정자의 책무라고 여겼다. 당시 지식인들은 통치자나 위정자들의 이러한 태도를 이용하여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러나 어느 시대든 과격한 정치 비판은 위험을 초래하는 법, 아무리 정의감에 불타서 불의를 고발하려 해도 목숨을 잃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그들은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입을 빌려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불평불만을 노래했다. 책임의 소재를 위장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인 동요에 자신들의 정치적 메시지를 집어넣어 불합리한 권력 기구에 대항한 것이다. 통렬한 야유로 장식된 동요는 잘 조합된 어조가 곁들여져 순식간에 인구(人口)에 회자된다. 그리고 동요에서 노래한 희망과 기대(폭군의 죽음, 권력 항쟁의 종언, 새로운 지도자의 출현 등)가 실현될 때, 그러한 동요는 미래를 ‘예언’했다고 역사에 기록되어 후세에 전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역사 속 동요를 보면 그 당시 정치상․경제상․사회상을 알 수 있다. 이 책 『왕조멸망의 예언가』는 정치적인 ‘예언의 노래’인 중국 고대 동요를 통해 한제국의 흥망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