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저자소개 차례
"중국통"이라는 뜻의 책 『노걸대』는 고려 상인들이 고려 특산품을 팔러 북경으로 떠나며 생긴 에피소드들을 대화체로 엮은 실용 중국어회화 교재였다. 그렇다면 이 회화책 초판은 응당 고려시대에 발간되었을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원대 중국어가 우리가 기본으로 삼았던 당송(唐宋) 시대 중국어와는 ―특히 발음 면에서― 매우 달라져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걸대』 초판이 고려시대에 출간되었음은 조선시대의 여러 사료들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그렇다면 500여 년 전의 초판 『노걸대』는 명대 이전의 중국어, 즉 원대의 중국어를 반영하고 있어야 했다. 바로 이 조건을 충족하는 현존 최고(最古)의 『노걸대』가 1998년 발굴되었는데, 이 책은 바로 이 『노걸대』를 실물크기(31.0x18.8cm)로 영인하고, 한국과 중국 학자들의 해제를 붙인 것이다. 원나라 시대 북경어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판본은 목판 인쇄물이며, 고려시대 편찬된 『노걸대』의 원간본(原刊本)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화체로 쓰여 있어 당시 중국어의 모습을 다른 어떤 문헌들보다 생생히 보여주고 있으며, 바로 이런 점에서 중국어 발달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