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저자소개 차례
‘비평’이라 하면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욱 강하게 떠오른다. 문학가들의 상대 경시[文人相輕] 본능이 비평이라는 장르를 통해 문자화되며, 독자는 비평가의 신랄한 비평을 읽으면서 공격성이 활성화되고 일종의 희열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추醜와 악惡에 대해 자세히 알려 준다고 해서 미美와 선善을 저절로 깨닫게 되는 것은 아니다. 『청창연담』은 문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한 책이다. 『청창연담』을 읽다 보면 신흠이 가려 뽑은 시의 아름다움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일창삼탄 一唱三歎하게 된다. 신흠이 “시를 짓기보다 시를 가려 뽑는 일이 더 힘들다.”라고 토로하였듯이 『청창연담』을 읽어 보면, 그가 아름다운 시를 정선하기 위하여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그는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시를 골라내는 안목과 감상법을 전해 주고 싶었던 것이다. 쾌청하게 맑은 날 창가에서 신흠이 정성 들여 고르고 설명해 준 시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덧 한시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