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저자소개 차례
서평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 』은 동아시아 불교에서 널리 읽힌 기본 경전으로, 대승불교의 핵심이론과 사상적 입장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총론화하고, 불교의 여러 가지 교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문헌으로 알려져 있다. 『대승기신론 』은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일찍이 주석서가 저술되어 중국 수대(隋代) 혜원(慧遠)의 『대승기신론의소(大乘起信論義疏) 』, 신라 원효(元曉)의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 』와 『대승기신론별기(大乘起信論別記) 』, 당대(唐代) 법장(法藏)의 『대승기신론의기(大乘起信論義記) 』를 비롯한 여러 문헌들이 유통되었다. 그런데 최근 간경도감본 법장 『대승기신론소 』의 존재가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간경도감에서 경전과 장소(章疏)가 다수 간행되었지만 법장 『대승기신론소 』의 간행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간본이 출현함에 따라 조선시대 『대승기신론 』 연구에 대한 해석이 바뀌게 될 것이고, 조선 후기 『기신론사기(起信論私記) 』에 활용되었던 법장 『대승기신론소 』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마련된 셈이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교감’에서는 일본과 한국 등에서 간행된 20종의 법장 『대승기신론소 』 관련 텍스트를 저본과 기준본, 비교본과 참조본으로 나누어 교감하였다. 기존에 일본에서도 법장 『대승기신론의기 』에 대한 교감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전체는 아니었고 교감 또한 주석을 위한 방편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 책은 간경도감 간행본을 저본으로 삼고, 대정장(大正藏) 수록본을 비교의 기준본으로 삼았으며, 텍스트 가운데 벌레 먹은 곳이 많거나 단절된 부분이 많은 경우는 참조본으로 활용하여 서문과 본문을 전부 아우르는 한ㆍ중ㆍ일 최초의 교감이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특히 간경도감 간행본은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간행한 교장(敎藏)의 중간본이면서, 기존에 유통된 법장 『대승기신론의기 』와는 구성과 자구가 상당히 다른 판본이라는 점에서, 이 교감이 향후 법장의 『대승기신론소 』 연구를 진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다음으로 ‘논고’에서는 법장의 『대승기신론소 』 상중하 3권을 서지적으로 분석한 다음 고려 판본 및 간경도감본을 중심으로 계통을 분석하는 등 문헌학적 측면에서 고찰하였고, 중국과 일본에서 그것이 각각 어떻게 유통되었는지 자세히 밝혔으며, 그 내용을 불교사상사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끝으로 ‘원문 영인’을 책 말미에 수록하여 관련 연구자들이 간경도감본 법장 『대승기신론소 』 원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의 핵심은 그동안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간경도감본 법장 『대승기신론소 』의 완본이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국내외에 산재되어 있는 20종의 판본(미공개 판본 포함)을 수집한 다음 간경도감본 법장 『대승기신론소 』와 각 글자를 일일이 대교(對校)하여 관련 연구자들에게 기본적인 정보원을 제공한다. 향후 이 책의 교감본이 동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학계의 법장 『대승기신론소 』 연구에 널리 활용됨으로써 후학들에 의해 법장 『대승기신론소 』의 정본(正本)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