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권위와 전문성이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 교육철학 및 교육사 측면에서 교사의 권위에 새롭게 접근하다!
존사(尊師)는 가르치는 스승의 권위를 높이고 존중하는 태도와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유교사회를 표방한 조선왕조는 스승의 권위를 높임으로써 학문(유학)을 귀하게 여기는 풍토를 만들고자 하였다. 학문의 권위가 없다면 배움이 행해질 수 없으며, 스승의 권위가 없다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존사’야말로 유교사회로의 실질적 전환을 이끌어 내는 전제가 되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교사를 존중하고 그 권위를 인정하던 배경에는 유교식 ‘존사’가 있었다.
이 책은 한국에서 오랫동안 교사가 가르치는 자로서 권위를 인정받고 존중받아 왔다면 그 근거와 배경이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유교, 불교 등 다양한 사상들에서 저마다 가르치는 스승의 권위를 존중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유교식 스승의 ‘존사’ 개념이 성립하게 된 배경을 규명하였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론상 교사의 권위가 존중되어야 함에도, 국왕을 비롯한 지배층의 유교 이념에 대한 이해와 실현 의지에 따라 ‘존사’의 실질적 의미가 달라졌음을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저자들은 교사의 권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졌음을 밝힘으로써, 당위와 실제 간의 모순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를 추적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과거의 이론과 사실을 밝히는 데 시선이 머물러 있지 않다. 오늘날 교사의 권위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다양한 해석과 논의를 살펴봄으로써 교사의 권위에 대한 현대적 전망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사회적 통념이 아닌, 역사적 실제와 이론에 근거하여 교사의 ‘권위’라는 하나의 키워드에 접근함으로써 그간 당연하게 여겨 온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한국 사회와 교육을 예리하게 읽어 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