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주의란 인간이 생산한 자본은 생산자가 소유하되 생산자가 없는 토지는 공유로 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이다. 또한 지공주의는 토지와 자본의 사유를 허용하는 자본주의와 양자의 공유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주의를 지양하는 제3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이론은 온갖 토지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꼭 한번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총 6부 501쪽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이 책 전체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다룬 제1부(개요와 기초)에서는 토지의 정의, 토지의 특수성과 중요성, 토지제도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으며, 이어 제2부(토지정의)에서는 사회정의 측면에서 공리주의, 계약주의, 최대자유주의 등의 토지소유제도를 평가하고, 기회균등형 분배규칙에 부합하는 토지원리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현 토지사유제 사회에서 가장 많이 무시되고 있는 ‘특별이익 환수’ 문제가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제2부에서는 이 밖에도 토지가치공유제에 대한 사회주의의 입장과 지공주의의 원조인 헨리 조지를 비롯한 몇몇 지공주의의 선구자들(토마스 스펜스, 윌리엄 오글비, 토마스 페인, 패트릭 도브, 허버트 스펜서)의 사상을 그들의 저작을 중심으로 살핀다.
제3부(토지시장)에서는 토지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고, 토지시장이 야기하는 문제와 해법을 다룬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제7장에서는 토지시장을 검토하기 위한 기초로서 토지시장의 유형을 나누고 토지의 공급이 매우 특수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어진 두 개의 장에서는 각각 완전경쟁 토지시장과 현실 토지시장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 두 토지시장을 정의와 효율의 관점에서 평가한다. 이 책에서는 토지사유제의 폐해를 시정하는 핵심수단으로 지대세를 제시하고 있으므로 이어진 세 개의 장에서는 바람직한 토지세제와 정책에 대해 다룬다.
제4부(지공주의)에서는 제2부와 제3부를 통해 밝혀진 토지사유제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지공주의를, 그 구체적인 수단으로서 지대조세제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지공주의의 장점뿐 아니라 숨겨진 잠재력까지 심도 있게 다루어진다.
제5부는 지대조세제를 현실에 도입하기 위한 전략과 보완책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마지막 제6부에서는 지공주의와 지대조세제에 대해 제기되는 대표적인 의문과 비판에 대해 저자 나름의 답변을 제시한다. 지공주의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을 평가한 내용을 권말 부록으로 실었다.
당장 쓸모가 없어 보인다고 해서 그 존재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학문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공주의에 대한 연구성과를 망라하여 하나의 체계 속에 담은 이 책이 독자들에게 토지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