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소개 저자소개 차례
근래 조선시대사 연구에서 생활일기가 갖는 위상은 이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매우 높아졌다. 이를 통해 조선시대를 바라보는 연구자들의 시점은 더욱 세밀해졌고, 역사적 진실을 구명하는 연구의 밀도 또한 높아졌다. 『죽오일기(竹塢日記)』는 아직 학계에 소개된 바 없는 새로운 자료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을 살았던 울산의 사족(士族) 이근오(李覲吾)가 쓴 것이다. 일기는 책력 위에 쓰여 있는데, 관직 생활을 담고 있는 1804년과 그 이후 고향인 울산에 거주하면서 선비로 살아가는 일상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는 부분으로 나뉜다. 교육자이자 문인, 농업 경영자였던 이근오가 자녀들을 포함한 어린 학동들을 권과(勸科), 훈육, 고강(考講)하는 교육과정을 비롯해, 당시 향촌 지식인들의 관심사와 농업 경영에 대한 관심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이 책이 조선후기 사족의 일반적 특성뿐 아니라, 비교적 자료가 적은 울산 지역의 특수한 생활사를 이해하는 데도 일조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