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6세 겸 1세’라는 독특한 명칭에 잘 드러나 있듯이 제임스는 하나의 왕관으로 세 나라(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아일랜드)를 평화롭게 통합한 인물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제임스의 어머니 메리 여왕(Mary, Queen of Scots)은 종교개혁 이후 스코틀랜드를 장악한 장로교 귀족들에 의해 폐위되었고, 이후 잉글랜드로 망명했다. 요람에서 즉위한 제임스는 장로교 귀족들의 등쌀 속에서 철저한 신교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엘리자베스 여왕 사후에는 신교로 종교개혁을 단행한 잉글랜드의 국왕이 되었다. 그는 당시 유럽에서 신교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지만 신교와 구교 간의 중재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또 1억 5천여만 명의 신교도가 사용하고 있는 킹 제임스 성경(King James Version, 흠정역 성서)의 편찬을 결정한 장본인이었다. …… 이 책은 이러한 제임스의 종교 정책을 그의 정치적 신념 속에서 살펴보려는 시도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잉글랜드·스코틀랜드·아일랜드뿐 아니라, 유럽 대륙 전체의 정치적·종교적 상황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