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평생을 최치원 연구에 몰두해 온 저자가 그간의 연구를 집대성하여 최치원의 문학 전체를 문명사적 입장에서 조망한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뉘어 있다. 제1부 ‘최고운 문학 정신의 현상’에서는 지금까지 연구된 바 없는 최고운 작품을 통하여 그의 지향이 무엇인가를 논의하였다. 제2부 ‘최고운 문학 정신의 계승’에서는 크게 7장으로 나누어 최고운의 문학 정신이 현재까지 어떤 모습으로 계승되고 있는지를 고찰하였다. 제3부는 부록으로, 최고운이 살았던 남북국 시대에 북쪽의 발해 시인들의 시와 시 가운데 나타난 시정신(詩精神)을 논의하였다.
지금까지의 연구가 최치원의 시와 문장에 대한 미시적 분석에 치중해 있었다면, 이 책은 그동안 연구된 바 없는, 최치원의 시문 안에 숨어 있는 작가 정신 또는 자아(自我)의 정신적 지향(志向)이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저자가 최치원의 문학 창작 현장과 유적을 직접 찾아다니며 그의 문학 정신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현장감 있게 고찰하였다는 점도 이 책의 큰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