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 간의 관계 정립은 경제나 문화 관련 협정의 체결이나 규장각 도서반환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보다는 지금까지 주고받았던 교류의 자취들 속에 묻어 있는 인식의 편차를 재조정해 가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근대 이후 출간된 한국 관련 프랑스 문헌을 통해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한국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총 2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서론에서 타자의 시선이 갖는 의미를 거시적으로 조망한 후 제1부에서는 구한말 출간된 한국 관련 프랑스 문헌과 오리엔탈리즘, 구한말 프랑스 문헌에 나타난 한국의 이미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제1부가 타자가 만들어 낸 한국의 이미지에 천착하고 있는 반면, 이 책 제2부는 주로 프랑스인의 시선에 비친 한국의 일상문화를 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우선 제5장에서 샤를 달레의 <조선천주교회사>를 통해 19세기 프랑스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가족문화를 살펴본 후, 제6장에서는 1950년대 이후 프랑스 문헌에 비친 한국의 가족문화를 다루었다. 이러한 구성은 특정 테마에 대한 통시적 접근 가능성을 제공하기 위해서인데, 이어지는 장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즉 이 책 제7장에서 구한말에 출간된 프랑스 문헌에 나타난 조선의 종교를 살펴본 후, 바로 다음 장에서 구한말 이후에 출간된 프랑스 문헌에 나타난 조선의 종교문화를 고찰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우리는 타자의 시선에서 우리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타자의 모습까지 함께 읽을 수 있게 된다. 결국 ‘프랑스 문헌에 나타난 한국’ 연구는 ‘한국학’인 동시에 ‘프랑스학’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제2부에서는 이 밖에도 프랑스 문헌에 소개된 한국의 음식문화와 구한말 프랑스 문헌에 비친 한국의 의복문화를 제9장과 제10장에서 각각 다루었으며, 마지막으로 이 책 집필을 위해 조사된 모든 한국 관련 프랑스 문헌들을 <참고도서>라는 이름으로 덧붙였다.